2012. 6. 4. 21:52

- 자전거를 타게 되면서 '자전거 도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기 이전에는 자전거 도로는 그저 인도를 좁혀 놓은 나에게는 필요 없는 불편한 존재였다면, 지금은 자전거 도로는 나에게 축복이자 내 길이요, 자전거 도로를 불법 점거하는 행인은 보도와 도로를 구분짓지 못하는 몰상식한 교양없는 사람으로 여겨지기 까지 하니, 내가 하고 안하고, 행하지 아니하고 행하고, 느끼고 안느끼고의 차이는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다. 


- 비교적 짧은 거리를 걸어 다녔던 습관 탓에 평소 매연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자전거를 타게 되면서 보다 긴 거리를 자동차와 같이 주행하게 되는 일이 잦아지자, 매연이 얼마나 우리 주위에 많이 존재하였고, 무심코 들이마신 공기가 얼마나 탁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 매연에 대한 생각에서 꼬리를 물게 되어 현 범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소배출량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탄소를 많이 발생시킨다는 것은 필연적이진 않겠지만 결국엔 매연 발생량과도 어느 정도의 비례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것이므로, 저탄소 대책과 정부에서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고 있는 흐름에 대해서 적지만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느낀다.


- 자전거를 즐기는 인파가 제대로 자전거를 만끽할 수 있을 만한 자전거 도로는 주로 하천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데, 큰 하천이나 조금 교외로 나가지 않는 이상, 도심의 하천, 심지어 경기 외곽이라도 공업 도시의 하천 주변의 자전거 도로는 비록 도로 상태가 균일하고 잘 정비가 되어 있다고 할 지라도 여간 달리기 곤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이유는 바로 하천의 오염에 있었다. 큰 대도시나 작은 규모라도 공업 도시의 하천은 평소 느꼈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으로 오염이 되어 있었고, 여기에서 올라오는 냄새나 먼지들 그리고 이 곳에서 서식하는 작은 벌레들이 자전거 도로를 제대로 즐길 수 없도록 만들고 있었다.


- 건강하고 건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노력을 하면 할 수록 점점 우리가 얼마나 지구를 병들게 했으며, 자연을 훼손하고 있었는지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나이가 어릴 적에는 자극적이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에 열광했다면, 점점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땀으로 얻을 수 있는 귀한 열매나 보다 자연적인 것들을 찾게 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릴 적 배운 자연 보호 활동에 관심이 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Posted by zerolive
2012. 4. 30. 08:35

 기다려진 주말이 왔다. 생활 자전거라고는 꽤 오래전부터 탄 편이었지만, 실제로 먼 거리를 자전거를 통해 주행해본 적은 군대 가기 전 친구들과 놀러 갔던 제주도에서의 트래킹이 전부였던 터라 주말에 한강을 가는 것은 내게 있어서는 꽤나 모험적이고 전혀 개연성이 없는 즉흥적이며,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강에 자전거를 가지고 - 정확히는 한강까지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 가는 계획을 세운 며칠 전부터, 네이버 지도의 도움을 받아서 꽤나 꼼꼼히 계획을 세웠다. 처음 계획은 이러하였는데, 내가 알아본 사전 정보에 의하면 탄천과 안양천을 통해 한강으로 쉽게 갈 수 있고, 두 개의 하천은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 평소에도 많은 자전거를 통해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알았고, 따라서 한강으로 갈 적에는 탄천을 이용하여 올라갔다가, 한강을 끼고 여의도를 지나 안양천 합류지점을 통해 안양천을 타고 다시 수원으로 복귀하는 원대한 생각을 구상하였다.

  처음 계획에 따른 거리 미터는 약 120km 정도로 꽤나 중거리에 속하는 코스가 되며, 자전거 전용 도로라고 불릴 수 있는 하천 주변 도로를 제외하면 차와 같이 달리거나, 좁은 인도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가야하는 코스도 족히 되는 쉽지 않는 코스였다. 


 하지만, 이 계획은 한강에 도착하고 나서 바로 변경되었다.


< 이 코스를 비슷하게 왕복한 셈이다 >


  처음 계획대로 난, 집에서 나와 영통을 거쳐 기흥 구청쪽 업 힐을 타고, 용인 시내로 진입하여 면허 시험장을 거친 후 마침내 비로소 탄천 자전거 전용 도로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이 시점까지 약 15km를 달렸으나 처음이라 그런지 아니면 아직 채 모험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엔돌핀 때문인지 몰라도 전혀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탄천은 처음 와본 곳이었는데, 처음 용인 시 경계에서는 물이 혼탁하고 냄새가 났으나 점점 분당 쪽으로 가면 갈수록 도로는 좋아지고 주변 경관이 뛰어났으며, 심지어 하천에서도 냄새가 사라지는 것이, 아 이것이 부자 동네의 힘인가 싶었다. 아마 하천의 냄새는 민감한 후각 탓에 쉽게 못 맡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여지껏 살면서 서울시를 경계로 서쪽에 치우친 생활권을 살다가, 동쪽의 생활권을 느껴보는 기분은 색달랐다.


< 탄천 자전거 전용 도로 >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도착하기 까지는 약 2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자전거 안장에 있었다. 이것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는데, 몸과 마음이 생생한 시점에는 약 15km를 달리자, 엉덩이 및 남성의 성기 부분에 심한 통증이 느껴져서 쉬어야만 했으며, 돌아오는 길은 그 쉬는 주기가 더욱 짧아졌다. 안장이 구입한 자전거에 달려있는 기본 품목이라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내 몸이 아직 적응을 못해서 그런 것인지 이것도 아니라면, 내가 특히 자전거에 약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통증으로 인해 돌아오는 길이 결코 쉽진 않았다.


< 성수대교에서 다시 탄천 쪽을 달리면서 찍었다. 대충 찍어서 화면 저장의 기능밖에 되질 않은 사진 >


  돌아오는 길은 약 3시간 반에서 4시간 가까이가 소요되었으며, 처음 갔던 코스와는 달리 죽전에서 상광교 IC 및 동수원 IC를 지나, 수원 월드컵 경기장을 거쳐 1번 국도를 타는 코스로 변경하여 돌아왔다. 이유는 면허 시험장을 지나 흥덕 고개를 지나갈 때 도저히 그 업 힐을 가지 못할 것만 같은 생각에 코스 변경을 하였지만, 월드컵 경기장 지나기 전이나, 상광교 IC 진입 전의 업 힐도 만만치 않았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무사히 트래킹을 마치고 도착하였으니 처음 시도한 것 치고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검색해보고 알았던 것이지만 수원에서도 꽤나 한강을 자전거를 이용해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다음에 다시 한강 트래킹을 가게 된다면 이번 트래킹 결과를 교훈 삼아 조금 더 안전하고 계획적인 휴식을 통해서 돌아올 때 지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되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약 100km나 자전거를 탔는데도 불구하고 허벅지가 심하게 땡기진 않았다. 페달질을 꽤나 열심히 했는데도, 생각보다 땡기지가 않는 것을 보면 내 허벅지가 단련이 되어 있는 것인지 내 기준이 낮은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그 덕분에 다음 날 야구하러 가서도 잘 할 수가 있어 다행이었다.






Posted by zerolive
2012. 4. 27. 15:24

  삼천리 레스포 브랜드에서 나온 유사 MTB로 모델명은 Stinger 100D로, 당초 예상 구매 금액보다 초과되었지만, 구입하고 나서도 찝찝하리만큼 좋은 성능의 자전거들은 가격이 쎘다.

  실제 자전거를 값을 주고 구매해본 적이 중학교 1학년 때 입학 선물로 받은 10만원 상당의 MTB 모양을 갖춘 자전거였으니, 아무래도 그 동안의 간격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은 이정도 하는게 맞긴 하겠지만, 그래도 실제로 성인이 된 이후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지불되는 값들은 비싸다. 

  자전거를 구입한 일은 화요일이었고, 당장 다음날 부터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이용한 출퇴근은 처음 수원에 자리를 잡은 이후 막내 작은 아버지께 받은 자전거로 몇 번 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 때에는 운동에 관심도 없었고, 곧바로 차를 구입하게 되어 자전거는 내 관심에서 멀어져버렸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잠시나마 다시 한번 자전거를 타볼까 하는 찰나에는 자전거를 도난 당하고 말아서, 그 이후 약 2년 여를 자전거 없이 보냈었다. 

  사실, 자전거를 집 앞 1층 현관에 반지하와 연결되는 욕실 쇠창살 고리에 묶어 둔 채로 몇 달을 지내다가 가끔 집 근처의 중학생 들이 좁은 골목에서 웅성 거리는 것을 본 이후에는 자전거에 대해 분실 위험을 느끼고 있었지만 훔쳐가던지, 말던지 아니면 없어지던지 그다지 신경을 안쓰고 있었던터라 누구를 탓할 것은 없었다.

  

  며칠 전에 집 앞의 남부우회로와 연결되는 동탄 연결로와 그리고 박지성길로 우회되는 코스를 따라 가볍게 러닝을 한 적이 있었다. 주말 동안 자금 사정의 압박으로 혼자서라도 돌아다니기에 제약이 있어서, 집에서 스포츠 중계나 다운 받은 영화, 드라마 등을 보면서 있다가 밤 9시 정도가 지날 무렵 갑갑한 기분에 어디라도 나가서 뜀박질을 해서라도 기분을 전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평소에 눈여겨 보았던 코스를 달려가 러닝을 시작했던 것인데, 나중에 회사에서 네이버 지도를 통해 코스 길이를 가늠해보고 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꽤나 긴 코스였다. 다행인 점은 코스 자체가 얕은 업 힐과 적절한 다운 힐로 구성되어 있는 점, 그리고 사람들의 통행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도로는 아니라는 점이었고, 역시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 코스를 통해 가볍게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걸어서도 1시간이 걸리는 코스로 거의 모두가 평지로 되어 있어서, 운동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자전거를 구입한 이후 바로 이 코스로 달려가 시승을 시작하였는데,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안장의 낯설음일까 엉덩이가 상당히 아파 첫 날과 둘째 날에는 많이 타질 못하였다. 


  이번 주말에 집에서 탄천을 이용하여 한강을 가기로 계획을 짜보았는데, 이를 위해선 실제 예행 연습이 필요했다. 집에서 한강까지의 거리는 총 50여 키로가 소요되는데 위 코스를 이용하여 계산하면 약 10바퀴를 완주한다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였다. 실제로 한강까지의 경사가 평지로만 구성되어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단순히 나의 체력으로 갈 수 있을 지를 가늠하기 위하여 26일 저녁에 예행 연습 삼아 코스를 몇 바퀴를 돌아 보았다.

  코스를 주행해 본 결과 3 바퀴가 되어가는 시점에 엉덩이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그와 동시에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3바퀴라면 약 1/3이라고 판단할 수 있으며, 주말에 한강까지 가는 동안 최소 3번의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계산이 되어졌다. 기대되는 주말, 예전에 야구를 시작하고 나서 초기에 느꼈던 설레이는 주말을 맞는 기분, 오랫만이다.


< 스팅거 100D, 전방 전조등과 후미등 그리고 조그마한 자전거 백과 물통 케이지를 추가로 장착하였다. >


< 차대번호 - L11C00994 >


< 야간이라 ISO 감도가 안좋다, 모델은 뭐...  >









Posted by zerolive